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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텃밭,가드닝이야기/10월

얼음 얼다~21.10.17

by 추경 2021. 10. 18.

 

 

얼음 얼다

 

예전엔 날씨에 그리 민감하지 않았는데

산골에 오곤 부터

매번 날씨를 신경쓰게 된다

 

마침 전날 가지와 호박을 대충 다 따서

다행이었다

 

영하로 내려간다는 뉴스를 듣고도

긴가민가 했는데

아침에 나와보니 돌항아리에 날선얼음이 서려있다

 

호박밭에는 호박잎이 몸져 누워있고

며칠전 델고온 사랑초도 얼음기둥이다

맥없이 서 있는 백일홍도 회색얼굴이다

지나다니면서 늘 곱다고 말을 걸곤 했는데..

마당꽃들을 보니 애절하다

사계국화는 검은빛이다

 

움직일수없는 식물들을 보니 순종이라고 말하고 싶다

순종..

그 모든걸 받아들이는 자세다

식물은 자기의 운명을 알고있다

그래서인지 요동함이 없다.

 

산에는 아직 푸른빛인데

기온은 한겨울이다

몸도 적응이 어려운가보다

콧물이 뚝뚝 흐른다

 

마당 복판에 아메리칸블루

올 한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도 회색빛이다

서로 인사할 겨를도 없이..

 

잠시 숨을 멈춘듯

그 모든게 조용하다

찬공기만 냉랭하다

오늘은 마음도

옷을 갈아입은 꽃들처럼 저렸다..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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