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동트기전 새벽을 달려 소나무밭에 들어서니
침묵을 몰아내듯 광풍이 일고
내몸마져 날라갈듯 쐬바람 후려되니
하늘 이고있는 솔가지
머리풀어 헤친듯 용트림하듯 휘어대는데..
붉은해 동쪽에서 광선을 뿌려내니
온통 소나무밭은 그기운을 받아내고
넉넉하고 온화한 본연의 품은자태를 잠시 선보이고~
그 기상
그 포옹력
그 자긍심
그 여유함
그 조용함~
소나무밭에 들어서면 나도모르게 그기운이 나를 압도한다~
경주 보문단지를 들르니
아직도 나를 기다린듯
아름다운단풍길을 만나기도 하고~
머리들어 푸른하늘 올려보니
잎새가 한잎두잎~
아름답게 불태운 네몸 한잎한잎들이
바람을 앞장세워 갈길 재촉하고~
스잔한 바람에 물살이 울고
외롭게 데롱데롱 연대가 목줄을 늘이고~
수채화물감을 흩어놓어놓은듯
물살위 한폭의 그림이 흐려지고~
찬바람 붉은가슴
더욱 차량해보이고~
가을아 잘가~
눈에 넣고
가슴에 넣고
사각통에 넣어보고~
왔다가 갔다가 저 파도에 씻기어
어느새 제모습 깍기어 몽돌이 되고~
가을이 벌써 갔을까~
많은 인사 나누지못함이 아쉬워
기상일보가 최하라는 소식을 듣고도 길을 나선다
이쁜아이들~
쓸쓸함~
외로움~
포근함~
쓴소리 단소리 다 삼키는 파도소리와~
올 가을을 그렇게 작별인사하듯 돌고 돌아 눈안에 넣고 돌아선다~
09.11.15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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